머묾의 공간 스타벅스 - 사랑방 문화

주말에 브런치를 먹고 나니 별 12개가 채워졌다. 발급된 음료 쿠폰을 사용해서 KT 사이즈업 할인을 받아서 아이스커피 Grande 사이즈에 샷을 추가해서 추가 비용 없이 사이렌 오더로 월요일 모닝커피를 주문해서 먹었다. 그리고 아래 기사를 봤다.


2017년은 스타벅스 코리아에게 여러모로 의미 있는 한해인 것 같다.

위 기사를 보면 스타벅스의 여러 실적이 경쟁사 대비해서 놀랍다. 특별히 기업이나 투자 분석가는 아니지만 평소 내가 보아온 스타벅스 이야기를 한번 해 보려고 한다.

1. 공간 활용 전략 - 사랑방 문화

여러 기사들이 스타벅스 경쟁력을 이야기하고 있으나 소비자로서 생각하는 가장 큰 경쟁력은 공간 활용 전략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사랑방 문화와 유사한 사람의 냄새를 각 매장별로 잘 녹여내고 있다. 오늘도 느꼈지만, 넓고 여유로운 공간 안 은은한 조명 아래에서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 그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없는 안정감 안에서 나도 뭔가를 해야 할 듯한 기분이 든다.

스타벅스 매장 위치 선정이나 인테리어 이야기는 많은 기사에서 다뤄지고 있지만 이것 자체가 스타벅스의 고유한 경쟁력은 아니다. 스타벅스는 한국인이 가지고 있던 사랑방 문화를 잘 녹인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아 보인다. 현지화 전략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매장을 내는 위치를 선점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사업자나 같은 고민을 한다고 봤을 때 스타벅스의 매장을 위치를 선정하는 방식은 눈여겨볼 만한다.

일단 오픈한 매장들은 특정 넓이 이상으로 넓게 잡거나 이층을 활용한다. 주문 공간의 활용이거나 공간을 꾸미려는 의도인지, 계약상의 이유인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입주자 입장에서 1층 전면 공간을 많이 확보하는 것보다 비싼 1층 공간 확보는 최소로 하고 뒤로 넓게 공간을 활용한다거나 2층을 활용하는 등의 매장 구성은 투자 대비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경쟁업체들은 직영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큰 공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스타벅스는 직영 체계를 활용해서 큰 비용을 들여 공간을 넓혀 단위 시간당 고객을 더 많이 상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공간 안에 설계해서 규모의 경제를 만들었다. 내부의 여러 가지 사업적 목적도 있겠지만, 직영 체계와 자급력을 공간 안에 시의 적절하게 투자한 부분은 막강하다.

또한 기본적으로 카페를 커피를 먹기 위한 공간이 아닌 머묾의 공간, 사랑방 문화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커다란 차별적 요소이다. 경쟁사들은 카페를 커피를 파는 공간으로만 인지하고 있다. 최소한의 공간에서 회전율을 높이고, 테이크아웃 문화를 적용해서 커피 가격을 낮추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렇게 되면 스타벅스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지 간에 스타벅스에게는 의도했던 차별적 요소가 더욱 부각되어 보일 수밖에 없다.

2. 다양한 메뉴 개발 전략

공간에 대한 사랑방식 접근이 가장 큰 경쟁력이었고, 두 번째는 다양한 메뉴 개발 전략이다. 덧붙여 한국에서는 MD 상품도 개발해서 판매 중이다. 뭔가를 끊임없이 개발한다는 것은 가능만 하다면 외부적으로 우수한 모습이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본말이 전도되면 안 되는 부담이나 상품 다양화로 인한 개발 비용 등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슈왈츠도 이 부분에 대해서 초기에 매우 단호했고, 슈왈츠 복귀 전에 이로 인한 실패도 있었다. 아마 지금도 큰 맥락에서 이러한 견지는 변함이 없을 거다.

그런데 공간이나 소비자 측면에서 본다면 공간을 특정 음료(커피)만으로 규정하면, 특정 음료를 안 먹거나, 특정 음료나 음식 이외의 음료를 먹는 사람과 동행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 또한 주고받는 문화나, 하나의 상품에 만족을 못 느끼는 소비자가 있을 경우에는 어떻게 하겠는가? 카페 주인 입장에서야 우리 가계는 커피 이외의 것은 취급하지 못해요. 아이에게 추천해 줄 수 있는 것은 없어요. 등의 답변을 할 수 있지만, 이러한 대답이 결코 점포 경쟁력에 득이 될 수는 없다.

커피 이외의 제품 판매가 10% 정도를 넘어 선 것으로 보인다. 난 이러한 스타벅스의 접근이 소비자에게 한층 더 다가가서 사랑방을 내어주고자 하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기업은 소비자를 공간에 잡아 둬야 한다. 회전율이 낮다면 다른 무엇인가로 채워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의 행태는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계속 노력하는 기업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러한 메뉴 개발 정신이 매니저들에게는 추가적인 역량을 요구하는 것이지만, 그 속에서의 차별화를 한층 더 시도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3. IT 기술 활용 전략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스타벅스 모바일 앱 서비스 중 사이렌 오더와 같은 기능은 IT 입장에서 봐도 참 잘 만든 서비스이다. 오히려 스타벅스를 이제는 IT 업체로 봐야 할지도 모른다. 초기 사용자로 지금까지 꾸준히 보다 보면 꾸준한 서비스의 확장을 느낄 수 있었다. 결제 방법도 다양해졌고, 부분 결제나 취소도 가능하게 되었고, 세세한 개인별 취향 선택도 가능하게 되는 등 기타 서비스 앱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성장이 보인다. 특히나 이 사이렌 오더 네이밍이 절묘한 것이 스타벅스의 로고인 사이렌과 주문 알림 소리의 사이렌 의미의 이중적 의미를 절묘하게 붙여졌다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소비자와의 접점 안에서 판매의 디지털화를 통해서 구성원 간의 소비자 사이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문화를 선도해 주고 있는 것이다. 제품에 대한 고민도 하겠지만 결국은 외연의 확장을 통해서 거대한 매출 규모를 밑바탕으로 다양한 비즈니스를 시도하려고 하며 그 중심에 IT 기술 활용의 고민이 묻어 있어 보인다.

하지만 메뉴의 다양성이나 IT 기술 활용도 결국은 공간이라는 매개체를 중심으로 집중 공략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스타벅스는 다양한 메뉴 개발로 인해 한때 어려웠던 적이 있다. 그래서 메뉴 개발도 IT 활용도 결국은 수단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근본적으로 이러한 것이 필요한 것은 비용을 대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사람을 모으고 모인 사람들을 위한 아니면 사람을 위한 공간에 관심을 두고 있다.

커피라는 음료를 제공하는 카페에서 커피가 먼저인가? 공간이 먼저인가?라고 할 때 커피 또한 수단일 수 있는 것이다. 어떤 공간에서 그윽한 커피를 좋은 사람과 먹으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이라는 명확한 마케팅 목표를 통찰 속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스타벅스를 커피 맛집으로 봐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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